여하튼.
가끔 .. 아주 가끔 나에게 블로깅이란 무엇일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오늘 같은 날도 그런 생각이 드는 날 중에 하나인데요. 전체적인 블로그 포스팅의 내용은 내가 직업으로 삼아하고 있는 일과는 비슷하나, 그렇다고 직장동료들과 함께 고민하기보다는 조금 더 다른 세계의 사람들과 고민해볼만한 그런 내용인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다보니 직장동료들이야 제가 이런 블로그를 유지하는 것을 알지도 못하고..
이번 오바마의 개혁안을 놓고 보아도 시각차는 분명합니다. 또는? 사내에선 뭐 거의 이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 편입니다. 사실 블로고스피어도 오바마의 개혁안 따위보다는 무한도전의 최신작이 더 화제가 되는 편이니 더 말할 나위가 없겠습니다만... 요는 .. 그런 상황에서 무슨 박쥐도 아니고, 과연 내가 블로깅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가? 또는 내 블로그를 방문하는 독자들이 과연 얻고자하는 바가 무엇인가? 에 대해서 자주는 아니고 가끔 생각하는 편입니다.
이를테면 여기서 투자정보를 얻고자 하는 것도 아닐 테고, 그렇다고 무슨 과격한 좌익 사회주의자의 블로그처럼 ‘속이 후련한’ 프로퍼갠더를 듣고 싶은 것도 아닐 테고, 이건 술에 술 탄듯 물에 물 탄듯 “이를테면 경제 관련 블로그”라는데 차트가 많은 것도 아니고 경제법칙을 쉽게 설명도 안 해주고... 조금은 흐리멍텅한 정체불명의 블로그가 아닌가 싶기도 해요. ㅎㅎㅎㅎㅎ
뭐 그러려니 생각해주세요. 블로그 탑100 X 10에도 못 드는 듣보잡 블로그는 원래 지 맘대로 블로깅하는 겁니다. :)
p.s. 솔직히 요 밑에 서평 쓴 '6인의 용의자'읽고는 '나도 쓰겠네. 아예 소설 블로그로 개편해?'라고 생각도 잠깐 했답니다.
고유계정 거래는 자기자본투자(principal investments)를 포함 주식, 채권 및 관련 상품들의 시장조성, 스페셜리스트로의 활동 및 매매, 파생상품거래의 구축 및 수행, 자사계정 매매와 차익거래 업무 등을 포괄한다고 볼 수 있다. 자기자본투자는 금융기업이 보유한 고유자금을 주식, 채권, 부동산, M&A등에 직접 투자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업무이다.
금융기업의 이러한 고유계정 거래가 금융시장에서 긍정적으로 기여한 점은 구조화 금융에서 가장 리스크가 큰 부분을 떠안음으로써 나머지 낮은 리스크를 떠안고자 하는 Senior/Mezzanine/Subordinate Debt 의 대주들이 금융조달에 참여할 수 있게 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 원자재 시장이나 기타 시장이 조성되기 어려웠던 각종 파생상품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 점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증권화, 유동화가 80년대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금융이 세계화되면서 유동성의 원활함은 오히려 독이 되었다. 지나치게 공급된 유동성은 수익성을 좆아 세계 곳곳을 헤매게 되었고, 이는 부적격자에 대한 지나친 대출기준 완화, 원유 등 원자재 시장의 비정상적인 시장변동, 이를 통한 자산시장의 거품을 형성하는 계기를 제공하였다.
국내를 비롯한 이머징마켓의 고유계정 거래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어서 그것이 시장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월스트리트로 가면 사정이 달라진다. 2006년 기준으로 볼 때 골드만삭스 순수익 중 자기거래 비중은 68%다. 모건스탠리의 경우에는 48%였다. 본래 의미로 컨설팅업에 가까운 금융기업이 직접 장사에 나선 것 치고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치다.
출처 : 자본시장연구원
자기거래, 즉 고유계정 거래가 그만큼 수익성 좋은 분야이므로 더 권장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으나 역으로 생각하면 월스트리트의 금융기업들이 그렇게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근저에는 머니게임에서 그들이 가지고 있었던 비교우위가 과연 무엇인가 하는 근본적 물음을 던질 수 있다. 바로 고유의 자문업무와 이해가 상충되는 부분이다. 골드만삭스에 관한 책을 보면 바로 그러한 이유로 그들은 한동안 고유계정 거래를 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오바마가 언급한 “고객에의 봉사와 관계없는 고유계정거래(proprietary trading)”의 금지는 원칙적으로 보면 옳은 방향이다. 특히나 세금을 통해 예금보호를 받는 은행이 포함된 금융지주회사나 은행지주회사의 자회사로 있는 증권사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할 수 있다.
문제는 과연 ‘대고객 업무와 관계된’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가 하는 문제와 실무적으로 그런 거래를 어떻게 발라낼 것인가 하는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한다. 국제적 공조의 여부도 큰 문제다. 사실 금융복합기업의 등장은 투자금융과 상업금융의 복합화와 과점화를 통한 시장독점의 욕망이 반영된 결과다. 오바마는 이제 그 길을 포기하겠다는 것이고 유럽이 그것을 넙죽 받아먹으려 할지 누가 알겠는가?
볼리바리안 사회주의자 차베스가 자본주의자들에게 한 말이 아니고 미국 대통령 오바마가 월스트리트의 금융인들에게 한 말이다. 한나라의 대통령이 그 나라의 특정세력에게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은 사태가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바마가 이러한 전투적인 발언이 포함된 연설의 내용을 보자. 문제의식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거대 금융기업들이 감독을 받지 않으면서 CDS나 다른 파생금융상품과 같은 위험한 금융상품을 거래할 수 있는 개구멍을 막으려고 합니다. [중략] 우리는 은행이 기면 주주가 이와 같은 행위로 돈을 벌지만 은행이 지면 납세자가 돈을 부담하는 시스템을 용인할 수 없습니다.즉, 글래스-스티걸 법으로 대표되는 투자은행 - 엄밀히 말해 금융기업(financial firms) - 과 상업은행의 분리가 의미 없어진 후 - 시티그룹과 같은 금융백화점도 생기고 - 소위 미국의 금융업은 곳곳에 구멍이 송송 뚫렸다. 가장 큰 문제라면 금융기업의 영업행위와 감독기관의 감독행위의 미스매치, 금융기업의 투자행위의 투자성공 여부에 대한 이익과 손실의 책임/향유주체의 미스매치 등을 들 수 있다.
상업은행은 예금자들로부터 예금을 받아 기업에 대출이라는 부채(debt) 형태의 자금을 제공하는 금융회사이다. 따라서 상업은행은 기업의 미래성장성보다는 현재의 안정적인 상환능력의 보유여부가 우선적인 고려사항이 되는 “debt culture”의 대표적인 금융회사이다. [중략] 투자은행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미래의 수익에 대한 기대를 기반으로 현재의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equity culture”가 요구된다. 따라서 debt culture를 기반으로 하고, 또 가질 것이 요구되는 상업은행이 equity culture가 요구되는 투자은행업무를 수행하는 경우 이 사이에서 이해상충이 발생하게 된다.[출처]이러한 문제인식을 바탕으로 수립한 오바마가 “볼커 규칙(Volcker Rule)”이라 부른 새로운 조치는 다음과 같다.
우리는 더 이상 은행들이 그들의 고객들에게 봉사하는 주된 임무를 방기하도록 용인하지 않겠습니다. [중략] 은행들은 앞으로 그들의 고객에의 봉사와 관계없는, 그 자신의 이익을 위한 헤지 펀드, 사모펀드, 또는 고유계정거래(proprietary trading)를 소유, 투자, 또는 주주로 참여하지 못할 것입니다. [중략] 이러한 기업들은 미국시민이 뒤를 책임지는 은행을 유지하는 동안에는 그러한 헤지 펀드와 사모펀드를 유지할 수 없습니다. [중략] 이와 더불어 미래의 위기들을 방지하려는 노력을 일환으로써 저는 또한 우리가 우리 금융 시스템의 더 이상의 합병을 허용치 않을 것을 제안합니다. [중략] 미국시민들은 극소수의 대형 기업들로 구성된 금융시스템의 서비스를 받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은 고객들에게 좋지 않습니다. 경제에 좋지 않습니다.요컨대 첫째, 글래스-스티걸 법의 현대화 버전이라 할 만한 투자은행업과 상업은행업의 분리, 둘째, 대형 투자기업의 합병의 제한 등이다. 헤지펀드, 사모펀드야 이번 사태 이전부터 워낙 ‘공공의 적’으로 분류되었기에 금융기업으로부터의 투자제한 조치가 납득이 가는 측면이 있다. 고유계정거래는 현대 투자금융업의 하나의 큰 특징으로 자리 잡아 오고 있는 부분인데 앞서의 조치와는 또 다른 충격을 줄 것 같다.
사실 투자은행이 내부자 정보를 이용한 - 말로는 차이니스월을 쌓았네 하지만 - 고유계정거래를 통한 이점을 누려왔고 이를 통해 자산을 엄청 키운 것이 사실인데 그것을 하루아침에 끊고 자문 및 주선만 하라고 한다면 이것의 금단현상은 상당할 것 같다. 더불어 사실 고유계정에서의 투자가 자금모집 시에 참여기관에게 믿음을 주고, 파이낸싱을 구조화시키는데 이로운 긍정적 측면도 있었는데 그마저 하지 못하면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합병의 제한은 애초 글래스-스티걸 법이 시티그룹이라는 금융백화점의 합병을 정당화하기위해 무력화된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첫 번째 조치가 입법화될 경우 자연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투자은행과 상업은행의 갈 길이 다른데 이제 뭐 합쳐서 시너지 효과가 날만한 회사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요즘 컨디션이 안 좋아 별로 고민을 안 해보았는데, 앞서 말했듯이 오바마의 화려한 투쟁의 레토릭에 비해 그 조치는 자본주의 금융 일반의 원칙을 재정립하는 상식적인 내용으로 판단된다. 또한 엄밀히 보자면 이번 위기의 근본원인이라기보다는 주요원인의 하나일 수도 있기에 효과는 즉각적이지 않을 것이다. 다만 그러한 상식적인 조치마저 월가의 거대한 권력이 굳건했던 그간에는 시도조차 못했던 것이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 것이라 여겨진다.
이제 주요 금융기업들이 떠안을 수 있는 위험에 대한 제한들이 제가 제안하는 개혁들의 중심입니다. 그것들은 바니 프랭크 위원장의 지도하에 하원을 통화했고, 크리스 도드 위원장의 지도하에 상원을 통과하려 하는 법안들의 핵심입니다. 이러한 노력들의 일부로 오늘 나는 미래의 위기들을 방지하는 한편으로 금융시스템을 강화하리라 믿고 있는 추가적인 두 가지의 개혁조치들을 제안합니다.
첫째, 우리는 더 이상 은행들이 그들의 고객들에게 봉사하는 주된 임무를 방기하도록 용인하지 않겠습니다. 최근 몇 년 간, 너무 많은 금융기업들이 단기이익을 얻기 위해 헤지펀드, 사모펀드, 더 위험한 투자를 영위함으로써 납세자의 돈을 위험에 빠트렸습니다. 그리고 이 기업들은 오로지 은행들에게만 허락된 특별한 금융적 특권의 보호를 받는 동안 이러한 위험한 짓을 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은행을 운영하는 기업들에게 예금보장과 다른 보호 장치들과 보증들을 제공하였습니다. 우리는 안정적이고 신뢰할만한 은행 시스템이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는 믿음 하에 이러한 조치를 한 것입니다. 그리고 대공황 시기에 시스템의 실패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게 되었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특권은 헤지펀드나 사모펀드를 불공평한 어드밴티지를 누리면서 운영하는 은행들에게 수여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닙니다. 은행들이 납세자가 제공하는 안전망으로부터 이익을 얻을 때에 -- 낮은 비용의 자본을 포함하여 -- 그들이 돌아서서 이익창출을 위한 거래자금으로 저렴한 돈을 사용한다면 적절치 못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거래들이 종종 은행들을 고객의 이해와 직접적인 갈등관계에 놓이게 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사실은 이러한 거래 행위들이 만약 상황이 잘못 된다면 전체 은행을 위험에 빠트릴만한 거대한 비용이 많이 드는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헤지펀드 또는 은행 안의 사모회사들이 납세자가 부담하여야할, 그리고 이해갈등 관계를 불러올 수 있는 거대하고 위험한 도박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명백히 용인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은행이 기면 주주가 이와 같은 행위로 돈을 벌지만 은행이 지면 납세자가 돈을 부담하는 시스템을 용인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 제가 단순하고 상식적인 개혁을 제안하는 이유들입니다. 이것을 우리는 “볼커 규칙(Volcker Rule)”이라 부를 것입니다. -- 제 뒤에 키 큰 양반입니다. 은행들은 앞으로 그들의 고객에의 봉사와 관계없는, 그 자신의 이익을 위한 헤지펀드, 사모펀드, 또는 고유계정거래(proprietary trading)를 소유, 투자, 또는 주주로 참여하지 못할 것입니다. 만약 금융기업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거래하고 싶으면, 그렇게 하는 것은 자유의사입니다. 진실로 그렇게 하는 것은 -- 책임있는 자세로 -- 시장과 경제를 위해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업들은 미국시민이 뒤를 책임지는 은행을 유지하는 동안에는 그러한 헤지펀드와 사모펀드를 유지할 수 없습니다.
이와 더불어 미래의 위기들을 방지하려는 노력을 일환으로써 저는 또한 우리가 우리 금융 시스템의 더 이상의 합병을 허용치 않을 것을 제안합니다. 오랜 동안 단일 은행에 너무 많은 위험들이 집중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예금 상한선이 있었습니다. 똑같은 원칙이 오늘날의 경제에서의 거대 금융기관들이 채용하고 있는 다양한 펀딩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미국시민들은 극소수의 대형 기업들로 구성된 금융시스템의 서비스를 받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은 고객들에게 좋지 않습니다. 경제에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정책을 통해 우리가 피할 결과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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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카스 스와루프는 ‘엄친아(저씨)’다. 인도의 법률가의 집안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역사, 심리학, 철학을 공부하고 외무부의 외교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여기까지만 해도 양호한 약력인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이자 영화로도 큰 인기를 얻은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작가이기도 하다. 외교관으로 근무하는 틈틈이 두 달 만에 썼다고 알려져 더 사람 기를 죽이는 아저씨다.
‘6인의 용의자’는 비카스 스와루프의 신작이다. 미스터리적 기법을 차용했던 전작에서 나아가 이 작품은 본격적인 미스터리 스릴러다. 소설은 인도 우타르프라데시 주(州)의 내무장관이자 라이 그룹의 소유주인 자간나트 라이의 개망나니 아들 비키 라이가 파티를 연 날 살해당하고, 그 파티에서 총을 가지고 있었던 여섯 명의 용의자에 관한 범행동기와 그 추리과정을 내용을 담고 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인도 작가가 인도를 배경으로 쓴 스릴러라는 점이다. 팝송처럼 스릴러도 영미권이 큰 축을 이루고 프랑스나 일본, 기타 서구권이 나머지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면 인도는 분명히 이 업계에서 ‘듣보잡’일 뿐이다.(maybe 한국 too?) 비카스는 그런데 이 한계를 서구적인 스토리텔링과 인도라는 배경이 지닌 오리엔탈적 판타지가 버무려진 전작 ‘슬럼독’을 통해서 어느 정도 뛰어넘었다.
그리고 ‘6인의 용의자’는 그 특권을 이용하여 전작의 미장센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인도산 스릴러를 시도하여 제1세계에 도전하였다. 자의적인 개념정의로 영국이 ‘응접실 스릴러’, 미국이 ‘테크노 스릴러’, 일본이 ‘한(恨)을 소재로 하는 스릴러’ 정도의 이미지를 구축하였다면, 인도의 비카스는 이 작품을 통해 ‘인도의 정치사회적 복합성을 소재로 하는 스릴러’ 정도의 틀을 구축하려 하지 않는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
그 다음 이 작품의 특징이라면 소설의 복합적인 시점(視點)이다. 서술에 있어 이제 복합적인 시점은 그리 신선할 것도 없지만 추리소설에 있어서만은 상당히 공을 들여 써야하는 장치다. 자칫하면 드러내지 않아야 할 사건해결의 실마리가 (독자에게) 새어나갈 수 있고, 또는 (독자에게) 어느 정도는 인지를 시켜줘야 할 실마리를 감추어버리는 잘못을 저지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소설은 여섯 명의 용의자에 관한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과정에서 각각의 에피소드를 따로 떼어 내어 1인칭과 3인칭의 관점으로 서술하고 있다.(비슷한 방식으로는 보리스 아쿠닌의 ‘리바이어던 살인’이 떠오른다) 관건은 이 방식이 독자의 몰입에 도움이 되었는지의 여부일 텐데 일단 개인적으로는 그리 나쁘지 않은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일종의 입체파 미술작품적인 쾌감을 제공하기도 하므로…….
요컨대 인도의 다양한 계급, 정치적 부패, 종교적 갈등 등의 혼란상은 스릴러의 소재로 써먹기에 양호한 토양을 제공(?!)하고 있고, 비카스는 외교관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복합시점은 그 다양한 인도의 얼굴을 표현하는 효과적인 스타일로 자리 잡고 있다. 하고 싶은 말이 많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수렴하고 싶을 때 쓸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결정적으로 역시 미스터리의 미덕은 ‘재미있냐’인데 재미는 있다. 학점을 주자면 B+정도다. 하찮은 내가 건방지게 A를 주지 않는 이유는 ‘슬럼독’을 수작으로 평가하지 않는 이유와 유사하다. 그는 재미있는 이야기꾼일지 몰라도 미묘한 예술적 쾌감에 한방을 먹이는 훅은 없다.(한 예로 아가사 크리스티의 ‘쥐덫’은 여러 허술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그 훅이 있다) 이 작품 역시 다 읽고 나서 둔중한 여운을 느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여하튼 조만간 영화화될 가능성이 큰 작품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