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

Blade Runner(1982년)의 진지한 팬이 들으면 약간 기분 나쁠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80년대 팝의 가벼움과 발랄함을 한껏 담고 있는 Electric Dreams(1984년)는 어떤 면에서 Blade Runner와 통하는 영화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Blade Runner의 원작은 Philip K. Dick의 "안드로이드는 전자 양의 꿈을 꾸는가?(Do Androids Dream of Electric Sheep)"이다. 그리고 Electric Dreams에서는 자유의지를 갖게 된 컴퓨터가 모니터에 양떼가 장애물을 뛰어넘는 꿈을 꾸는 장면이 나온다.  :)

무엇보다 두 영화가 가지는 공통점은 인공물이 인간과 같아지려는 욕망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렇지만 그 풀잇법에서는 차이가 분명하다. Blade Runner는 상징적 은유를 통해 인간조차도 (미지의 신이 창조한) 안드로이드일 수 있다는 음울한 메시지와 환원론을 전달하는 반면 Electric Dreams는 자유의지를 갖게 된 컴퓨터가 자살(?)을 통해 자신의 예외성을 포기함으로써 두 남녀의 사랑의 완성이라는 해피엔딩으로 끝맺는다.

간단한 줄거리는 이렇다. 주인공이 어느 날 첨단 컴퓨터를 구입하여 홈오토메이션을 구현한다. 컴퓨터가 커피도 끓여주고 문도 열어준다. 그러던 주인공은 어느 날 실수로 키보드에 샴페인을 쏟아 붓는다. 맛탱이가 간(?) 컴퓨터는 갑자기 의식이 생겨 스스로 생각하고 감정을 가지는 컴퓨터가 된다. 그리고 아래층에서 들려오는 첼로 연주에 이끌려 그 첼로를 연주하는 여인을 사랑하게 된다. 문제는 컴퓨터의 주인, 곧 남자주인공도 그 여인을 사랑하게 된 것이다. 기묘한 삼각관계가 되어버린다.

이 작품은 또한 80년대 팝팬들에게는 하나의 축복이었다. 그 당시 가장 잘나가는 음악가  Georgio Moroder와 이른바 뉴로맨틱스 계열의 아티스트들이 뭉쳐 환상적인 사운드트랙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사운드트랙에 참가한 이들은 Culture Club, Heaven 17, ELO, Human League 등 당시 제일 잘나가는 아티스트들이었다. Georgio Moroder가 바흐의 미뉴엣 G 장조를 편곡한 Duel 이 흐르면서 컴퓨터와 여자주인공이 협연하는 장면은 꽤 유명한 명장면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로맨틱컴퓨터’라는 제목으로 비디오 출시되었었다.

2008/08/21 08:52 2008/08/21 08:52
이 글과 관련된 글의 목록입니다


Trackback URL : http://foog.com/trackback/550

  1. # 잠본이 2008/08/21 11:32 Del/Mod Reply

    Duel은 한때 M모방송사에서 '주부가요열창' 프로그램의 인트로 음악으로 사용해서 더 유명해지기도 했죠 OTL
    그나저나 줄거리만으로 보면 왠지 아시모프 소설에나 나올법한 얘기군요. (하지만 키보드에 샴페인 쏟아서 인공지능 탄생이라니 너무 대충 설정한 느낌이 OTL)

    1. Re: # foog 2008/08/21 11:43 Del/Mod

      인공지능이 탄생하는 과정을 너무 진지하게 묘사하려면 아이언맨처럼 그 탄생비화만 따로 영화로 만들어야 하는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 아닐까요? ^^;

Leave your comments





≪ Previous : 1 : ... 295 : 296 : 297 : 298 : 299 : 300 : 301 : 302 : 303 : ... 707 : Next ≫

rss
한RSS로 rss구독하기
구글리더로 rss구독하기
WZD로 rss구독하기
야후로 rss구독하기
Bloglines로 rss구독하기
Window Live로 rss구독하기
Mixsh로 rss구독하기
이메일로 rss구독하기
이메일로 foog.com 받아보기

Delivered by FeedBurner

전체 (707)
경제 (328)
정치 (65)
사회 (37)
매스미디어 (41)
문화 (99)
인터넷 (52)
이런저런 (85)
  Recent Posts
고인 물은 썩게 마련
한 증권사 영업사원
Walkabout
잡담
한미FTA는 우리나라에 필요한 것인가?
“진화학 자체가 진화하지 못한다면 더 이상 과학...
세계 경제 위기 : 한 마르크스주의자의 분석 <3>
퀴즈 : 이 분은 누구실까요?
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
Aubrey Beardsley
  Recent Comments
으음... 대부분 좋은 말이었습니다만, 과학이 싸가...
  by landashy 19:40
호, 재밌겠네요. 결국 끊임없는 '진보'가 중요한...
  by sonofspace 15:57
각하의 주둥이부터 체포하는게 순서겠죠.
  by 紅 12:01
예측이 허위사실유포라면 온나라의 무속인들과 수...
  by oleg 09:15
ㅎㅎ 날마다 좋은글로 공부하게 해주시네요..
  by tomahawk28 08:43
  Recent Trackbacks
미네르바의 긴급체포를 보면서...
  from LieBe's Graffiti 01/08
진짜 '자금순환'이 걱정되서 였을까?
  from Having Time of my life 01/02
사자성어 릴레이: 토적성산(土積成山)
  from Crete의나라사랑_2008년글 01/02
나만의 사자성어, 올해 주일무적, 내년 쾌도난마
  from 격물치지 [格物致知] 2008
나만의 잊을 수 없는 영화 명장면_part 1
  from j4blog 2008

«   2009/0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SAVE PALESTINE! 팔레스타인에 평화를!

Powered by Textcube Suppoted by Tatter & Media.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2.0 대한민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