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학설이 교육받지 못한 보통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과 전혀 다른 결론에 도달하였다는 사실이, 그 학설의 지적인 명성에 보탬이 되었으리라고 생각된다. 그 교리가 현실에 적용될 때에 냉엄하고 가끔은 입맛에 쓰다는 사실이 그 학설에 덕성(德性)을 부여하였다. 그것이 광대하고 일관성 있는 논리적 상부구조(上部構造)를 지탱하는 데 적합하였다는 사실이 그것에 아름다움을 주었다. 그 학설이 많은 사회적 불의(不義)와 적나라한 잔인성을 발전의 구조 속에 놓인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설명하고, 그러한 것들을 개혁하고자 하는 시도는 일반적으로 득(得)보다는 실(失)이 많다고 설명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그것을 권력자의 비위에 맞게 하였다. 그것이 개개의 자본가들의 자유 활동에 어느 정도의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권력자의 배후를 이루는 지배적인 사회세력의 지지를 이끌어내도록 하였다.[John Maynard Keynes,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 조순譯, 비봉출판사(2007), p39]


이 문구는 케인즈가 리카도 경제학, 즉 그로 대표되는 고전학파 경제학이 주류경제학으로 자리 잡게 된 것에 대한 원인을 냉철하게 - 그리고 아주 냉소적으로 - 분석한 글이다. ‘맞아 정말 그래’라고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읽게 되는 부분인데, 사실 고전학파 경제학뿐만 아니라 유사 이래 사회의 주류를 차지했던 사상이나 이론은 - 심지어는 현실 사회주의에서의 마르크스주의조차도 - 대개 저러한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2008/08/17 12:01 2008/08/1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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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책공 2008/08/18 18:01 Del/Mod Reply

    명성, 덕성, 아름다움, 권력자의 비위, 지배세력의 지지

    ‘맞아 정말 그래’ 이러면서 읽고 있는데 밑에 있었네요 ㅋㅋ

    1. Re: # foog 2008/08/18 20:54 Del/Mod

      ㅎㅎ 그랬나요? :)

  2. # contender 2008/08/31 21:16 Del/Mod Reply

    케인즈 책이 드디어 나왔군요. 보고 싶었는데 네이버에 검색해도 케인즈 원본 책 번역판이 안나왔던데. 나도 사서 봐야겠네요.

    1. Re: # contender 2008/08/31 21:20 Del/Mod

      케인즈 책이 이미 한국에도 나왔있었죠. ㅡㅡ 앞의 글을 잘못써서 고치고 싶은데 비번을 까먹었다는...

    2. Re: # foog 2008/08/31 23:33 Del/Mod

      저도 일반이론을 구하려고 한동안 헌책방을 뒤졌드랬죠. 찾은 것이라곤 케인즈 개론서들 뿐이었고 그나마 화폐개혁론을 발견하여 기쁜 마음으로 구입하였고, 바로 몇달 전에야 새로이 출간된 사실을 알고 구입했습니다. 틈날때마다 읽곤 하는데 중간에 자꾸 다른 책들이 끼어들어서 진도가 잘 안나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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