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지난 번의 시마 과장과 히로카네 겐지에 관한 글은 예전에 써놓은 글을 단어 몇 개만 고쳐서 갱신했다고 다시 올린 글입니다.(날로 먹는~) 뭐 핑계를 대자면 상대적으로 독자가 적었던 시절에 묻혀버린 글을 복원(?)한다는 차원에서 메인에 올렸습니다. 그래도 날로 먹은(이 플레이는 j4blog의 재준님 특기인데 말이죠) 것은 사실이고 이 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아침 읽은 어느 글 덕분에 문득 생각나서 다시 퍼올립니다. 유익한 정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

전형적인 캡슐호텔의 내부
“캡슐호텔(capsule hotel)”은 사반세기 전의 일본에서 목욕탕 가는 값에 여인숙 정도의 질의 잠자리를 제공한다는 슬로건을 걸고 만들어졌다고 한다. 애초에 이 개념은 1970년 오사카의 만국박람회1에서 구로카와 키쇼(黑川紀章) - 2006년 일본정부로부터 문화공로자로 선정되었다 - 라는 건축가가 “캡슐하우스(capsule house)”의 개념을 공개하면서 이를 응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박람회에서 선보인 구로카와의 작품
동경의 긴자에 위치한 나카긴 캡슐타워는 실제 사용하기 위해 구로카와키쇼의 설계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최초의 캡슐 건물이다. 이 건물은 당초 주중에 동경 도심에서 늦게까지 일하는 직장인들의 경제적인 주거공간을 제공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설계되었다. 재밌게도 각각의 캡슐 단위는 중앙의 콘크리트 축에 4개의 볼트로 연결되어 있어 이를 떼어서 교체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이는 건물도 신진대사를 한다는 일종의 ‘메타볼리즘’적인 사고를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나카긴 캡슐타워 | 먼 거리에서 본 타워 |

건물내부
생각해보면 캡슐 호텔은 여러모로 고도성장의 일본의 모습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의 70년대는 누가 뭐래도 자본주의의 새로운 중심국으로 떠오르는 시기였다. 일본의 직장인은 ‘경제적 동물’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그들의 조국을 위해 밤낮없이 일했고 집에 돌아갈 여유조차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땅값 비싼 동경시내에서 마땅히 쉴 공간도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요컨대 캡슐호텔은 영국이 산업혁명 당시 노동자들의 거주를 위해 집단건물 스타일의 공동주택을 공장 근처에 ‘찍어내듯이’ 건설하였던 개념이 바다 건너 일본의 동경 땅에서 보다 미래주의적인 형태로 구현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른바 미래적인 노동자 집단거주지인 셈이다.
그리고 그 최종적인 상업주의의 결과물이 바로 캡슐호텔이다. 마치 자연을 마이크로한 일본식 정원에 축소시켜 옮겨놓는 것처럼, 녹음기를 축소시켜 워크맨을 만들어낸 것처럼 주거에 필요한 공간을 줄이고 줄여서 캡슐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결정적으로 ‘경제적’이었기 때문에 급속히 확산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경제발전의 역사의 한 증인은 일본의 관광상품으로 재포장되어 외국인들의 관광코스가 되었다.
참고할만한 사이트
구로카와키쇼의 홈페이지
구로카와키쇼의 작품감상1
구로카와키쇼의 작품감상2
나카긴 캡슐타워에 대한 글
캡슐호텔 경험담
- 우라사와 나오키의 '20세기소년' 에 보면 이 박람회가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를 설정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사건으로 등장한다. 또한 작품의 미래주의적인 (디스토피아든 유토피아든) 메시지에도 매우 중요한 모티브를 제공한다. 그러한 면에서 보자면 이 박람회는 이제 막 제조업 강국으로 진입한 70년대 일본에 있어 하나의 전환점으로 자리매김하였던 이벤트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Bac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