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지구적인 차원에서 식량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이러한 가격상승의 원인은 다양한 요인이 지적되고 있다. 진보진영에서는 전 세계 식량의 자유무역에 따라 카길 등 극소수의 곡물 메이저가 가격결정력을 쥐게 되었고 이에 따라 독점가격이 형성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다른 원자재 시장과 마찬가지로 식량 시장도 중간에 이른바 선물거래 등으로 가격에 거품을 집어넣는 투기세력이 존재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이들의 투기적 거래를 통한 중간마진의 부풀리기 때문에 소비자가격은 산지가격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게 형성되곤 한다는 주장이다.

또 하나 주로 수요-공급 패턴에서 원인을 찾고자 하는 이들로부터 제기되는 가격상승의 원인은 유가폭등과 마찬가지로 이른바 신흥시장의 성장으로 인한 가격상승이다. 중국, 인도 등의 국가들이 경제상황이 호전되면서 이들의 식량의 구성이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였다는 것이다. 이들 신흥강국에서의 식생활 패턴이 핏자, 햄버거 등 서구취향으로 바뀌면서 이들 식량들의 가격이 상승한다는 논리다.

인도의 경우 지난 15년 동안 고기의 소비량이 40% 상승하였다는 것이 골드만삭스의 조사결과다. 그리고 이렇게 육류의 대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자연히 동물들의 사료에 사용되는 옥수수 등 곡류의 수요 역시 크게 늘어나게 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옥수수가 고유가 시대를 맞이하여 대체 연료로 인기를 얻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수요에 부채질을 하게 된 셈이다.

확실히 육식인구의 증가는 장래 적정한 식량 공급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육식의 종말 (저자 제레미 리프킨)”이라는 책은 육식으로 인한 전 세계의 기아문제나 환경파괴문제의 심화를 다루고 있다. 이 책에 의하면 “지구에서 생산되는 전체 곡식의 3분의 1이 축우와 다른 가축들 사료로 소비”되며 “소 1만 마리 사육에서의 배출되는 유기폐기물은 11만 인구의 도시의 쓰레기양과 맞먹는”다고 한다. 결국 육류 소비 증가는 지구적인 차원에서 불평등 문제와 환경 문제를 심화시킬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이외에도 지적되고 있는 식량 가격 폭등의 원인은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던 바이오 에너지의 부각에 따른 가격상승, 기후변화로 인한 공급차질,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유통가격의 상승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상에서 열거된 식량 가격의 등락의 원인과 결과에 관련하여 생각하여야 할 문제가 바로 우리의 올바른 식량 공급체계의 수립이다. 항상 그래왔지만 최근의 배추값 폭등 사례는 올바른 공급계획 등 공급체계의 수립과 그것의 효율적인 소비시장의 정비가 없는 상태에서의 ‘시장의 효율성에 대한 낙관’은 얼마나 부질없는 믿음인가를 잘 알려주고 있다. 즉 전 세계의 식량 수급상황에 우리의 식량공급 체계가 휘둘린다면 앞으로 국내 소비자들이 당할 피해는 배추값 폭등을 초월하는 상상 이상의 것일 개연성이 크다.

이미 FTA가 적어도 영세한 규모의 국내 농어업 종사자에겐 치명적이라는 사실은 자명하다. 하지만 FTA를 통해 더 좋은 질의 식량을 더 싼 값에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은 정부로의 지속적인 선전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상당히 널리 유포되어 있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수급상황에 따라 급변하는 식량 가격 동향을 보고 있자면 오늘 국내생산 품목보다 싼 품목이 언제 더 높은 가격에도 살 수 없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이것이 바로 농어업의 ‘비교역적 기능’에 해당한다. 식량은 ‘식량무기화’라는 위험성 때문에 그 자체로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인 것이다.

그 원인이 곡물 메이저의 장난에 의한 것이든, 원자재 펀드의 장난에 의한 것이든, 또는 신흥경제성장국의 식생활 패턴의 변화에 의한 것이든 간에 일단 FTA나 WTO 등을 통해 국내 생산기반이 붕괴된 후에는 더 이상 손을 쓸 여지가 없게 될 것이다. 싸게 사먹는다고 좋아했던 수입농산물이 어느 순간 농약이 덕지덕지 발라져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유전자 조작 식품임을 알게 되고, 그마저도 식량수급의 난항으로 인해 사먹을 수 없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일개 국가는 더 이상 손쓸 수단이 없게 될 것이다. 지금 바로 눈앞에서 그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식량전쟁이 허튼 소리가 아니다. 그리고 그 전쟁이 정말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문제로 심화되었을 경우에는 이미 때가 늦었다. FTA로 농어민만 피해입고 제조업은 융성하여 나라가 잘 산다는데 찬성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했던 과거의 자신을 탓해봤자 너무 늦은 순간일지도 모른다.


참고글 : "'전세계 역사에 길이 남을 전대미문 FTA"

2007/11/28 14:35 2007/11/2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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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이티(Haiti)는 대규모 식량폭동사태가 발생

    Tracked from "모든 억압에서 자유를" ROKArmy.co.kr [Army & Military] 2008/04/12 20:17 Del/Mod

    아이티 식량폭동..."30개국 폭동 우려" 치솟은 곡물가격 때문에 카리브해의 빈국 아이티에서는 대규모 폭동사태가 발생했다. 아이티에서 격렬한 폭동이 발생한 이유는 바로 치솟은 식품가격 때문. 세계식량농업기구, FAO는 곡물 가격 상승이 세계 각국에 인플레이션을 촉발하면서 적어도 30개국 이상에서 식량 폭동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원유, 옥수수, 쌀 등이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이제 식량 가격 급등이 지구촌 곳곳에서 정치문제로 비화되..

  1. # 비밀방문자 2007/11/28 15:22 Del/Mod Reply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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